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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男직장인들, 점심때 가는 '샤워방' 알고보니

[중앙일보] 입력 2012-12-04 1:09 / 수정 2012-12-04 1:09 글자 작게글자 크게
지난달 7일 서울 송파구 신천의 한 빌딩 지하. ‘○○방’이라 쓰인 가게에 들어가 카운터 안내에 따라 ‘룸’에 입장했다. 침대 하나 간신히 들어갈 만한 넓이에 샤워부스가 있었다. 잠시 후 기모노를 입은 20대 여성이 들어왔다. 4만5000원을 내면 30분간 유사성행위 서비스를 해주는 이른바 ‘샤워방’이라는 곳이었다.

 성매매 단속을 피해 신·변종 성매매 업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딸방·키스방·인형체험방·립다방·샤워방 등 갈수록 더 싸고, 짧은 시간에 성매매가 가능한 형태로 변신, 진화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이들 신·변종 업소는 전통적 집창촌이 주춤하는 사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대부분은 유사성행위만이 가능하다. 직장인 남성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업소를 찾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전율이 빠르기 때문에 신·변종 업소로 점점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엔 단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귀청소방’까지 등장했다. 선정적인 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의 무릎에 누워 한 시간가량 귀 청소와 마사지를 받는 업소다. 경찰은 음성적 성매매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변종 업소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이에 대한 정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버 핌프’도 등장했다. 지난 9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성매매 업소와 성 매수자를 알선해준 뒤 업소로부터 5년간 약 100억원의 광고료를 받은 혐의로 Y사이트의 운영자 송모(35)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Y사이트 단속 이후에도 인터넷엔 수십 개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들이 성업 중이다.

 이들 신·변종 업소에 대한 경찰 단속은 쉽지 않다. 업소 현황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정상적인 서비스 업소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은밀히 영업하기 때문이다. 아예 사업자등록 없이 장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막상 현장에 도착해도 적발은 어렵다. 단속을 하려면 성행위 장면을 경찰이 직접 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변종 업소들은 왕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로 예약을 받은 뒤 은밀하게 영업을 한다. 현장 적발이 과거보다 더 어려운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수 남성과 성매매 여성이 부인하면 잡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경찰서별로 신·변종 업소 현황을 직접 파악하고, 인터넷에 광고하는 업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추적하는 등 단속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정강현·김민상·손광균·한영익·이가혁·이현 기자<fon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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