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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철수 "文 지지" 말고 "투표해라" 발언만 왜?

[중앙일보] 입력 2012-12-10 1:02 / 수정 2012-12-10 1:02 글자 작게글자 크게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9일 수도권 6곳을 돌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 유세를 벌였다. 7일 부산, 8일 서울 유세에 이어 3일 연속이다. 이날 오후 2시쯤엔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앞 광장에서 문 후보와 만나 합동유세전을 펼쳤다.

 안씨는 경기도 유세에서 “지난 목요일 문 후보가 정치쇄신, 정당혁신에 대한 대(對)국민 약속을 하셨다. 문 후보가 약속을 꼭 지키시리라 믿고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19일은 우리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일”이라며 “주위에서 제가 사퇴했다고 투표 안 하겠다는 분이 있으면 꼭 투표 참여를 부탁했다고 말씀해 달라.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해 꼭 투표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안씨의 메시지는 여섯 군데 모두 똑같았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직접화법 대신 “투표에 참여해 달라”는 간접화법 위주였다. 앞서 7일 부산 유세 때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새 정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딱 두 마디만 했던 것과 비교하면 문 후보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씨 측은 이런 간접화법 유세의 배경을 “선거법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안씨 측 핵심 측근은 “안 전 후보는 선거운동원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회 성격의 모임에서 특정인 지지를 호소할 땐 선거법 위반이 된다”고 했다. 안씨는 이날 경기도 유세 내내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안씨가 한마디 하면 주변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큰 소리로 안 씨의 말을 복창해 멀리서도 듣게 하는 식이었다. ‘선거운동원이 아닌 자가 마이크나 확성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 선거법 때문이었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론 “안 전 후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좀 더 화끈하게 해줄 수 없느냐”는 얘기도 들린다. 선거법은 ‘누구를 지지해 달라’는 독려 발언은 허용하지 않지만 ‘누구를 지지한다’는 개인적 견해는 밝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안씨 측은 이게 ‘안철수 스타일’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그는 박원순 시장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편지 유세’로 지지 의사를 대신했었다.

 안씨의 유세 스타일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박근혜 후보와 비교된다. 당시에도 박 후보가 ‘이명박’이란 이름을 몇 번 언급할지가 화제였다. 박 후보는 11월 30일 첫 전남 유세에선 ‘이명박 후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다가 유세 막판에 이름을 불렀다. 이후 유세를 더해가면서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부르는 빈도가 잦아졌다. 박 후보는 마지막 유세에선 이 후보 이름을 열 번 이상 언급해 선거 하루 전인 18일 이 후보로부터 “열심히 도와줘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 다만 박 후보는 당시 한나라당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까닭에 이 후보에 대한 모든 방식의 선거 지원이 가능했다는 차이는 있다. 박 후보는 합동유세를 하지 않았으나 안씨는 문 후보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도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양원보.류정화 기자 <wonbo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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